사랑과 추억 2부(The Prince Of Tides).

사랑과 추억 2부 (The Prince Of Tides)

 

버나드 말이 맞아요,

쟤 말이 맞다구요

애한테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다른 방법을 찾아봐요

어떻게요?

웃어요, 웃으라고요

 

남부 방식인가요?

그것도 안 통하면 두들겨 패줘요

 

절 어떻게 생각해요?

 

능력 있는 여자라고...

부자고, 여왕처럼 사는데다 애들 문제가 좀 있긴 하지만

성공한 여자라고...

거짓말 마세요

 

불쌍한 여자라고 생각해요

 

난 당신이 진심을 말해주는 편이 좋아요

 

당신이 진실을 말해주는 최초의 친구예요

 

영화나 보러 갑시다

- 영화요?
- 그래요

 

사바나 윙고의 보물 창고중 하나지

멋져요, 어디서 찾아냈어요?

숨겨놓는 걸 몰래 지켜봤었죠

- 저 사람이 루크에요?
- 맞아요. 늘 법석을 떨었었죠

이건 졸업식 날

- 초등학교 졸업식이요?
- 맞아요, 초등학교

항상 저렇게 옷을 입고 물에 뛰어들었나요?

실은 늘 그랬었죠

저 분이 어머니 라일라죠?

미스 라일라

대단한 미인이셨네요

지금도 미인이죠

 

누가 찍은 거죠?

아버지가 언젠가 이 카메라를 샀었죠

영화를 위해 새우 잡이를 그만 둘 지경이었으니까

결과는 묻지 말아요

 

사바나는 아버지가 무슨 일을 하던 실패했었다고 하던데?

틀린 말은 아니오
아버지는 사업가 체질은 아니었지

뭐든 손만 대면 망했었으니까

저건 뭐죠?

아버지의 가장 크게 실패한 사업 이였지요

뭐였는데요?

주유소를 시작하셨는데
호랑이로 사람을 끌어들이려고 하다

오히려 쫓는 꼴이 됐었죠

호랑이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루크뿐이였죠

 

먹이를 주고

 

돌봐주고

 

훈련도 시켰소

 

당신은 어땠어요?

 

형이 있으니 그럴 필요가 없었지

 

이게 우리 섬이오

아버지가 소유한 유일한 땅이었는데

처음에는 정말 쓸모없는 땅이었죠

형만이 이 땅의 가치를 인정했었죠

형은 베트남 전에 참전했다가

영웅이 되서 돌아온 후로

이 섬을 떠나지 않겠다고 맹세했었죠

 

정말로 그랬죠

 

어떻게 됐죠?

 

엄마가 위자료로 이 섬을 차지하구

정부에다가 많은 돈을 받고 팔아버렸죠

 

정부는 핵기지를 건설하려고 했고

루크는 미쳐 날뛰며 위협 했었지만

정부는 눈도 깜짝 안했었죠

그러다 건설현장을 폭발시켜버리자

 

정부도 놀랐죠

 

그래서요?

 

형은 게릴라전을 선포하고
몇 사람을 해쳤어요

사바나와 내가 말리려고 했었지만
정부가 한 발 빨랐죠

 

총이 머리를 관통했었죠

 

시원한 맥주라도 마실래요?

 

그 죽음으로 충격을 받았었나요?

 

엔진 꺼진 자동차와 같았었죠

 

하지만 남부 방식대로 라면 울지는 않았었겠죠?

나도 때론 울어요

결혼식, 올림픽, 국가가 연주 될 때

형을 위해서는요?

 

무슨 소용이 있나요?
형이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

 

하지만 당신은 살아날지도 모르죠

 

고맙소

 

어서오세요

- 선생님은 급한 일로 병원에 가셨어요
- 괜찮아, 메건

 

애들은 자나요?

조금 전에요

- 이젠 집에 가도록 해요
- 그럴게요

 

- 안녕, 코치님
- 안녕, 샐리?

 

- 어떻게 지냈소?
- 잘 지냈어요

 

이런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하지?

싸울까 아님 말로 할까?
아니면 그냥 넘어갈까?

글쎄요

 

주스 드실래요?

 

그러지

 

사바나는 좀 어때요?

오락가락해

정신과 의사는요?
믿을 만 해요?

 

 

이름이 뭐라고 했죠?

 

로웬스타인

불을 피울까?

 

바깥 온도가 30도나 되는데요?

당신은 항상 합리적이군

 

잭이 저와 결혼하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추천서가 필요하오?

 

농담 아니에요

나의 장점을 기억해주시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말의 전부니까

 

당신은 어떻게 하고 싶소?

모르겠어요

 

때로는 이런 무기력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탈출하고 싶고

 

때로는 여기서 무기력하다면

다른 곳에서도 별 수 없다는 생각도 들고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소?

 

이해해주세요

 

샐리, 확신을 주지 못해 미안하오

 

난 폐쇄적이고 방어적인 구제불능이니까

 

가끔은요

 

아주 가끔 말이에요

 

같이 잘래요?

 

아니, 여기서 자겠소

 

혼란스러울 뿐이니까

 

- 샐리
- 왜요?

 

물어봐 주어서 고맙소

 

아빠가 오셨어

 

아빠

 

아빠

어디 있어요?

 

돼지처럼 꿀꿀거리는 녀석이 누구지?

마침 배가 고픈데
핫소스에 찍어먹으면 맛있겠구나

- 날 잡아보세요
- 어림없을걸요?

누가 날 제일 보고 싶어 했지?

용돈과 관계가 있다
신발 신거라, 보트 타러 가자

보내준 스웨터는 마음에 들던?

- 고마워요, 아빠
- 다행이구나

 

아빠

 

엄마와 싸우셨어요?

 

아니, 염려할 것 없다

 

절 속이실 순 없어요

 

맙소사

 

우리 공주님한테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안아다오

 

돕고 싶으면 어서 이리오렴

톰, 당신도요

할아버지가 낚싯대를 주셨어요

- 근사하구나
- 어서오세요, 아빠

루시가 그랬어요

내가 안 그랬어요

네가 그랬잖아

내가 장식할래요

그렇게 하려무나
네 생일 케이크니까

예쁘게 장식하자.
얼음 좀 그만 먹으렴

제가 할래요

- 그래 좋다
- 헨리

어서오세요. 애들이 초를 끌려고 해요

 

헨리

 

제 말 안 들려요?

 

톰과 사바나의 생일 노래를 부를 차례라고요

TV를 보고 있잖아

 

애들 생일을 축해해 주라고요

이리와, 이 나쁜 년

나한테 명령하지 마

여긴 내 집이고 넌 손님이야

- TV나 다시 틀라고
- 싫어요

엄마, 아빠 말대로 하세요

어서 TV를 켜

내가 보고 있었잖아

당신이 날 이렇게 무시하는데 지쳤다고

 

TV는 박살났어요

이제 애들이 초 끄는 거나 보시지 그래?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챈들러

생일 축하합니다

 

할아버지, 아빠가 그물을 내린데요

가고 있다, 꼬마 아가씨

이것 좀 들어줄래?

할아버지가 사준 낚싯대를 가져왔어요

물러서거라, 그물을 내릴 테니

잠깐만

어서요 아빠

새우가 많을지 모르겠구나

이것 좀 봐

우선 게는 다시 던져줘야겠구나

왜요, 할아버지?

햇빛을 보면 금방 죽는단다

가오리를 조심하려무나.

잘못하면 병원신세를 지게 된단다

뒤트는 것 좀 봐

챈들러?

왜요, 할아버지?

이 할아비 부탁 좀 들어줄래?

 

새우들을 골라내서 좀 봐야겠구나

할 수 있어요

엄지손가락으로 잡아야지

이렇게요, 할아버지?

한 손으로 해 보거라

이제 요령을 알겠지?

이제 가서 쓰레기 넣는 바구니를 가져 오거라

 

나한테 가져오랬어

아니야

내가 갖다 드릴 거야

 

애들이 아버질 사랑해요

 

간밤에 브레이브가 다저스한테 3대 7로 졌다

 

알고 있었니?

 

 

- 거기 놔라
- 나도 새우 잡이가 될 수 있어요?

그럼 물론이지

 

잘 있거라, 사랑한다

편지하고

 

공항엔 어떻게 갈 거예요?

걱정 마, 택시 탈거야

 

이곳을 떠나보니 여기가 좋은 곳임을 알았지

 

내 영혼은 양처럼 풀을 뜯고 만조의 아름다움 속에 있노라

 

기억해요? 당신이 내게 쓴 편지에 있어요.

멋진 편지를 쓰곤 했었는데, 맞지?

뉴욕에서 만난 사람이 있죠?

 

글쎄

 

직감했어요.

 

엄마 말대로 하렴.

뉴버리씨 가족에게 사과해라

토드가 먼저 우리 가족을 모욕했다고요

백인 쓰레기래요

그래서 폭력으로 증명이라도 한거니?

 

정말 멋지지?

집에 갈래요

입 다물어라

 

안녕, 톰

 

안녕, 리스

 

엄마 만나러 왔는데요

들어와, 기다리고 계셔

감사합니다

이렇게 만나 주시다니 정말 친절하시네요

천만에요

여전히 아름다우시군요

역시 성공한 분이 생각도 멋지시군요

잠시 앉아 계세요

톰과 서재에서 얘기 좀 하겠습니다

 

동양식 카펫이다

 

진짜 동양에서 왔어

 

한번만 더 내 아들을 건드리면
고기밥이 될 줄 알아라

 

윙고 주제에 뉴버리를 치다니

 

널 때렸다는 얘기를 하는 날엔

너와 네 가족들을 모두 이 동네에서 쫓아낼 거다

 

당장 나가라

 

뉴욕보다는 좀 습한 거 같아요

 

여보

 

더 멋져 보이는군요, 엄마

 

정말 소원대로 되셨군요

 

또 시작이니?

 

사바나에 대해 말해보렴

 

아직은 잘 몰라요

 

정신병에 관한 기사를 오려 놨다

의사에게 가져다주렴

그러죠

 

의사한테 무슨 말을 했지?

사바나를 위한 거라면 뭐든지요

 

얼음이 녹기 전에 차 마시렴

켈란 월드에 대한 얘기를 언제쯤 하실 건가요?

 

그게 무슨 말이니?

 

잘 아실 텐데요?

아실거에요

 

그 얘기는 비밀로 하기로 약속했잖니?

 

약속을 지키리라 믿는다

그건 철없을 때 속아서 한 약속이죠.

그리고 얘기하는 게 나을거에요

그건 내 인생이기도 해
사생활은 지키고 싶구나

딸을 돕는 일인 데도요?

과장하지 마라

억지 부리지 마세요
말할 필요도 없었어요

그 얘긴 그만두자

그게 항상 문제였죠

네 문제가 뭔지 아니?

넌 항상 과거에 빠져 산다는 거다

난 한번 지나간 과거는 돌아보지 않는다

이미 지나간 과거는 잊는 게 상책이다

형은요?

 

뭐라고?

 

형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 있으세요?

 

진정으로 생각해 보신 적 있으세요?

 

누굴 닮아 그렇게 잔인하니?

 

물론 엄마죠

 

자신의 인생을 파괴시킨 사람조차
사랑하라고 하셨었죠?

 

그게 엄마 마음이라는 거 아니겠니?

 

엄마는 내가 지긋지긋하겠지만

 

나도 엄마가 지긋지긋하다고요

 

뉴욕은 왜 이렇게 시끄러운지

 

사이렌, 경적, 비명소리...

 

크림만 넣죠?

 

고마워요

 

말할 게 있어요

 

알아요

 

어떻게 말해야 할지는 모르지겠만...

생각나는 대로 해보세요

 

그날 밤은 비가 오고 있었어요

 

엄마가 춤을 가르쳐 주고 있었어요

이리 오렴, 톰 같이 추자

간간이 재미있었던 것 같았어요

엄마, 난 못하겠어요

그게 무슨 소리니? 할 수 있단다

사바나 손을 잡으렴
사바나는 정말 잘하는구나

 

잘한다. 돌아야지

하나, 둘, 그렇지 톰, 잘하는구나

다시 한번 도는 거다. 어서
돌아, 그렇지

누구지?

잘했다

 

놈들이 침입을 했소

세 명 이였지

 

엄마는 도와달라고 외쳤었고

 

도와드리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어요

 

놈들 중 한 명이 사바나를 겁탈을 했고

 

또 한명은 엄마를 겁탈을 했었죠

 

그게 사바나의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은 안 되겠지만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었어요

 

맞아요

 

그럼 켈란 월드가 뭐죠?

 

그건 놈들이 도망쳐 나온 감옥 이름이요

 

사바나가 몇 살 때였나요?

 

13살

 

그럼..그 동안 당신은 뭘 하고 있었나요?

 

모르겠소

 

모르다뇨?

도움을 청하러 갔었나요?

 

아니요

 

왜 안 그랬죠?

 

모르겠소, 모르겠어요

 

왜 안 그랬다고 생각하세요?

모르겠소

 

그렇게 됐죠

 

그건 유치한 대답이에요

 

세 남자가 들어왔다고 말했는데

 

마지막 남은 남자는 뭘 했죠?

 

 

그는 어디 있었죠?

톰, 도와줘!

 

도와줘!!

 

이러지 마!

 

 

괜찮아요?

 

그에 대해 말해보세요

 

움직이면 목을 따버리겠어라고 말했어요

 

완전 영계군

놈은 날 영계라고 했었소

영계보다 더 나은 건 세상에 없지

 

내가 당한 일은

 

상상도 못할 거요

 

죽고 싶었으니까...

 

사내아이도 그런 일을 당하다니

 

정말 죽고 싶었소

 

특히 형을 봤을 때는

 

내가 꼼짝 못하는 동안
형이 둘을 엄마가 하나를 처치했었죠

 

당신이 할 일은 없었어요

그때 당신은 어린 아이였잖아요

무기도 없었고

 

당신과 사바나가 견뎌냈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해요

 

그 다음엔 어떻게 됐었죠?

 

가족들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했죠?

아버지는요?

 

누가 그런 일을 말하겠소?

 

아무에게도?

 

단 한마디도요?

 

경찰에라도 신고했었어야 했던 거 아니 에여?

 

맙소사, 톰

 

엄마는 이제 끝났어.

 

송장들을 밖에 버리고

 

여길 치우자고 했어요

 

그날 밤 엄마는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아무 일도 없었어, 아무 일도 없었다고 중얼거렸소

이 일을 발설하는 날에는 도망가 버릴 거라고 했었어요

 

아침이 오면 다시 옛날로 돌아갈 거라고

 

시체를 묻고 나서

사바나를 보러갔었죠

 

괜찮은지 걱정이 되서

 

사바나는 엄마 말대로 하려고 애쓰고 있었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머리에 롤러를 감고 옷은 뒤집어 입고

 

아버지가 저녁을 드시러 왔을 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앉아서 식사를 했었소

 

기가 막힐 노릇이었죠

 

침묵은 겁탈보다 더 무서웠었고

 

3일 후 사바나는 자살을 기도했었죠

 

멀쩡한 듯 보였지만 자신을 속이지는 못한 거죠

 

그게 남부인의 특징이죠

 

더 할 말 있소?

 

기분이 어때요?

 

괜찮아요

 

다 말해버리면 비참해져서 기절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한결 편안해졌어요

 

정말이에요?

 

내 말은....

 

그러니까

 

해방된 기분이에요

 

백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에요

고통을 감싸는 법을 배워야만 해요

 

평생 그렇게 해왔잖아요

 

13살 소년의 추억 속엔
여전히 생생한 고통을 당하고 있겠죠

 

이러지 말아요

 

이러지 말라고요

 

당신의 고통을 느낄 수 있어요

 

안다고요

 

당신도 느껴봐요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해요

 

당신도 할 수 있어요

 

담대하게

 

괜찮아요

 

너무 오랫동안 숨겨 왔어요

 

이제 드러내버리세요

 

보내 버리라고요

 

많이 울고 싶었죠?

 

괜찮아요

 

괜찮아요

 

고통을 느껴봐요

 

실컷 울어요

 

울라고요

 

느껴보세요

 

그것만이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이에요

 

털어내 버리세요

 

나는 이제 너무 늙었나 보다

일어나세요
한 번 더 해요

마음은 굴뚝같은데 몸은 안 따른다?

이리와

 

인간적인 면만 아니면 네 얼굴을 쥐어뜯고 싶구나

물 먹이고 나니까 기분 참 삼삼하네요

좋다, 준비 됐나?

 

준비

멈추고

가, 어서

 

바이올리니스트에게 당하다니...

 

이 노친네 좀 도와다오

 

풋볼이 아니면 이렇게 해서라도 이겨야겠다

 

아빠

 

네 엄마가 이걸로 여름을 보내라고 하던?

 

그린버그 교수 말이 이번 주에
2번이나 레슨을 빼먹었다고?

그린버그는 이중인격자에요

이중인격자라고?
위대한 선생님이 그렇듯 엄하기도 하지

전 톰 윙고, 버나드의 코치죠

반갑소, 얘기는 많이 들었소

 

오늘은 그만하자, 바이올린 레슨 가야지

내일 또 하자구나

 

녀석이 저렇게 강한지는 몰랐소

 

재능이 있죠

 

손가락이 부러지는 날엔 바이올린을 못 켤 거요

 

저 아이도 당신 걱정을 알더군요
조심하고 있어요

그래야지요

 

훈련을 빨리 끝내 안됐지만

2주 동안 버나드를 탱글우드에 보낼 겁니다

조금만 훈련 받으면 훌륭한 음악가가 될 거요

 

아버지가 훌륭하니까요

 

이해해줘서 고맙소

 

수잔과 다음 주 금요일에 파티를 열건데 같이 참석하시겠소?

 

그러죠

 

어때요?

 

난 좋아요

좋아요

 

사바나는?

 

이제까지 잘 돼가고 있어요

 

만날 수 있나요?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기분이 어떠니?

 

아직 살아있어

 

그러니까

그러니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그럼 한번 안아줄까?

- 톰, 이런 모습까지 보여서 정말 미안해
- 아니야, 괜찮아

하지만 다신 그러지마

네가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도 싫어

 

- 탱글우드는 멋진 곳이라던데?
- 상관없어요

 

네 코치에게 편지를 했다

 

왜요?

쓸만한 선수 한 명을 보낸다고 했다

제가요?

 

내가 아는 건 다 가르쳤다

 

제 인생 최고의 코치셨어요

나 말고는 코치가 없었잖니

아니에요. 최고의 스승이라는 뜻이에요

고맙다. 그런 소릴 들은 지도 오래됐구나

왜 그만 두셨어요?

더 나은 삶이 있을 거란 생각을 했었지

예를 들면요?

 

좋은 질문이구나

 

글쎄다

다시 돌아가시면 안돼요?

글쎄다, 아직도 날 원할까?

제가 증명서 써 드릴게요

고맙지만 버나드, 내가 원하는 건 다른 거란다

그게 뭔데요?

바이올린을 켜볼래? 잘한다면서

여기서요?

그래, 왜?
사람들도 즐겁고 좋잖니?

 

좀 쑥스러운데요?

어쩌면 사람들이 동전을 던져 줄거에요

 

돈까지 벌 수 있다니 더 괜찮구나

 

좋아요, 이 걸로 연주하는 게 좋겠어요

좋다

 

내가 그렇게 연주할 수 있다면 풋볼 따윈 잊겠다

 

무슨 꿍꿍이세요?

 

다른 꿍꿍이는 없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다.. 이걸 들어라

서두르거라, 기차 놓치겠다

아빠는 코치님을 미워해요

 

하지만 널 사랑하시잖니

 

이리 오거라

 

잘 가라, 보고 싶을 거다

저도요

 

편지 써도 되죠?

물론이지

 

담배 피우지 마세요

잠깐만 버나드! 이게 필요할지도 모르겠구나

 

저 피아니스트는 꼭 빈혈환자처럼 보이는군요

관심 있다면 소개해 드릴게요

 

천만에, 내 타입은 아니죠

다행이군요

왜 그런 말을 하지요?

남편과 그렇고 그런 사이거든요

 

다른 사람을 만나봤어요?

소심해서..메디슨 킹슬레이는 좋아하는 작가인데

말 걸어봐요.
식사준비가 어떻게 되가나 보고 올게요

 

고맙소

톰, 와줘서 고맙소

당신 연주를 직접 다시 듣게 되서 기쁩니다

다시?

작년에 찰스톤 뮤직 페스티벌에서 당신을 봤소

브람스 바이올린 콘체르토

발탁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이렇게 가까이서 본 적이 있소?

금세기 최고의 명악기죠

 

여러분, 제가 윙고씨를 위해 한곡 연주하겠습니다

 

남부에서 누가 오기는 흔한 일이 아니잖아요?

어떤 곡을 듣고 싶소, 코치?

미안하게도 풋볼송은 아는 게 없어서

아무거나 좋소

 

집어치워요, 허버트.
모차르트가 기절하겠소

 

스카치 소다 한잔 갖다 주겠소?

 

그럽죠, 나리

 

누군가?

 

수잔 친구

 

풋볼 코치래

 

근사하군

 

와인 좀 더 드릴까요?

정말 맛있군요. 작년과 같은 요리인가요?

좋아하신다니 기쁘군요

이류급이지

어떻게 그렇게 표현을 하나?

메트로폴리탄에 걸려 있으니 말이 아니지

화장지도 그 건물에 걸려 있소

톰, 여긴 메디슨. 남부작가 숭배주의자요

포크너, 프래너리 오코너,오도라 웰티

난 적군을 사랑하는 편이라 기벽을 사랑하는 편이겠죠

사실이오, 남부 작가는 정신병자 같은 면이 있죠

당신도 그 광기를 아는 것 같은데요?

 

조금은요

톰의 동생이 사바나 윙고예요, 그녀 작품 알죠?

훌륭한 여자요

탁월하죠

 

수잔의 환자죠

쓸데없는 말 같군요

당신이 글쟁이들을 치료한다는 건 세상이 다 아는 일이오

 

그런 영예를 숨기고 싶어 하다니

대체 뭘 마신건가, 허버트?

톰에게 물어보라고.
그 사람이 가져다 준 걸 마셨으니까

날 독살하려고 했나?

고의적인 건 아니었소

무의식이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겠죠?

 

맘에 들어요, 톰

당신의 그 유치한 타락 주의적 오만이 맘에 들어요

그만두지 못해요, 허버트?

맞아, 톰에게 무슨 잘못이 있겠어?

내 아들에게 풋볼 유니폼을 입히려는 당신이 나쁘지

손이라도 다치면 어쩌려고 그랬죠?

내 남편과 그렇고 그런 사이면서 어떻게 여길 올 수 있지?

 

모니크에게 사과해. 수잔

당신이 먼저 사과를 해야 할 것 같군요

 

당신의 유머 감각은 다 어디간거요?

 

메디슨, 자네 작품에서 이런 인물을 뭐라고 부를 거지?

후레자식이라고 하지

그리고 그 모델이 바로 이 테이블에 앉아있군

 

난 아니겠지?

남부 촌뜨기가 자네 명악기를 들었네

뭐라는 거야?

서두르는게 좋을 거야.
갈수록 무거워지니까

허버트. 왜 이렇게 늦었나?

대체 무슨 짓이야?

 

여보게, 자네 유머감각은 다 어디 간 건가?

그 스타라디바리우스는 백만 달러도 넘는거라구

이게 박살이 나면 일 달러도 안 되겠지?

그러지 말아요, 톰

자네 안사람에게 사과하라고

겁 주는 건가?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좀 떨리긴 할걸?

미안하오, 수잔

 

이제 제 정신이 돌아오는군

 

이제 자네의 형편없는 테이블 매너에 대해
내게 사과를 하라고, 이 유치한 이중인격자

 

정말 미안하오, 톰

 

여러분, 모두 뉴욕의 멋진 파티를 즐기십시오

 

 

기다리세요, 톰

 

당신이 왜 그렇게 슬픈 표정 이였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함께 데려가줘요

 

경고하겠는데

 

사랑에 빠졌다며 날 위협하지 마시오

 

그럼 친구하죠

 

아주 좋은 친구

 

간통이 달콤하군

 

그래서 죄라고 한다고요

 

회개하라, 죄인들아
네 운명을 온전히 주님께 맡겨라

 

간밤 일로 회개를 해야겠군요.

난 골치 아프게 됐다고요

왜요? 뭔지 말해보세요

 

점점 도시가 좋아지기 시작했소

왜 마음이 변하기 시작했죠?

 

꼭 물어봐야겠소?

신경과민이라 꼭 물어봐야겠어요

바로 당신 때문이란 말이요

 

톰, 갓 구운 빵을 사왔네

 

내가 분위기를 깬 건가?

 

안녕, 수잔! 오늘 아침은 더 멋져 보이는데?

동침한 걸 축하하네

안녕, 에디

크로와상에 버터를 발라줄까?

 

톰에게 물어봐요

 

오늘 버나드랑 통화를 했는데
다음 주에 만나러 와달라고 하더군요

- 믿을 수가 없어요
- 잘 됐어, 정말 잘됐다고

모두 당신 덕분이에요

내가 뭘 한 게 있다고..그만 해둬

이게 우리 거예요. 바로 저기요
정말 아름답죠?

당신보단 덜 아름답소

세상에

 

허버트는 여길 싫어해요.
알레르기 체질이거든요

 

나도 신선한 매연가스가 그리운걸

뉴욕에서 겨우 한 시간 거리라는 게 안 믿기는군

남 캐롤라이나에만 나무들이 있는 건 아니에요

내세에는 당신으로 태어나야겠는걸

미친 사람 가지고 돈 벌고, 대도시엔 맨션을

시골엔 호화별장을...
게다가 나 같은 남자까지 있으니

 

- 구경 시켜줄게요
- 좋아

 

정말 아름답죠?

달걀 한 판을 다 깼어요

상관없소

 

맨 처음 당신을 봤을 때 어떻게 생각했었는지 아오?
어땠는데요?

저 여자가 날 싫어하는구나
왜 날 멍청이로 만들려고 하는 거지?

지금은요?

- 지금?
- 예

왜 날 이렇게 기분 좋게 만들지?

 

당신을 사랑하니까요

 

로웬스타인

 

이젠 수잔이라 불러야겠어

 

로웬스타인이라고 부르는 어조가 맘에 들어요

 

당신

당신을 만나기 전엔 난 깊은 잠을 자고 있었는데

난 그 사실조차도 몰랐지

 

두려워요

 

뭐가?

 

샐리가 당신이 돌아오길 원할테니까

 

샐리는 당신이 돌아오기를 원할 거예요

 

왜 그렇게 확신하지?

 

- 나라면 당신이 돌아오길 원할 테니까
- 맙소사

 

- 다리를 쫙 벌리고
- 치사하게

그게 아냐.
이러게 벌려 보라고

이제 태클을 걸어보라구

 

잡아

 

준비

 

- 이젠 너무 나이 들어버렸어요
- 맞아

이게 절정이에요

함께 살게 되면 나도 유태교로 개종을 해야 하나?

아니요, 허버트도 안 했어요

난 상관없어, 가족들은 모르겠지만

 

저 위 어딘가 형이 있겠지?

 

멍청이 바보야!

 

어릴 때 형은 내게 신과 같은 존재였어

 

지금은요?

 

그냥 우리들처럼 평범한 사람
당신만 빼고, 당신은 완벽해

나야말로 멍청이예요

돌아보면 내 인생은

아주 무기력하고

 

오직 신만이

 

어떻게 결혼생활을 버텨낼 수 있었는지 알 거예요

당신에겐 버나드가 있잖소

그것도 이유죠

 

하지만 충분하진 않아요

 

난 이런 모습이 가능하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어요

 

이제

 

아침에 일어나서는 하루 종일
멋진 기분으로 하루를 보내곤 하죠

 

층계를 내려오는 당신 발소리에

 

난 미소를 멈출 수가 없어요

 

난 항상 미소 짓죠

 

사랑해

 

돌아가서 밤새 사랑이나 나눌까요?

 

여기서도 배울게 많을걸?

 

여기에 데리고 와줘서 고마워

 

로웬스타인 박사가 조만간 퇴원할 수 있다고 하던데

바로 퇴원해도 괜찮아

 

오빤 어때?
언제 집에 갈거야?

 

- 글쎄다, 샐리와 난 별거중이다
- 안됐다

한 동안 여기 있을 거 같아

오빠가 뉴욕에 있는 다구? 믿을 수 없어

남부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더니

너도 그랬었잖아

하지만 오빠와는 다르다고

 

여보세요

 

안녕, 샐리

 

샐리가 전화를 했었군요?

 

이 날이 올 줄 알았어요

 

하지만 아직은...

 

준비가 안됐는데..

날 잡아줘, 죽을 것 같아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당신은 끝까지 가정을 지킬 남자이기 때문이에요

 

유태인을 알아볼래요.
당신들은 늘 실망스러웠어요

 

집으로 돌아가서 좋아?

 

그래

 

잘됐어

 

- 새 시집을 준비하고 있어
- 잘 됐네

제목은...

 

Prince Of Tides야..
아주 특별한 사람한테 헌사할건데

형도 좋아 할 거야

 

그 시집을..

내 오빠, 톰 윙고에게..

 

내 기억을 담아...

 

고맙다

 

정말 고마워

 

왜 일을 어렵게 만드는 거요?

 

저보다 아내를 더 사랑하는 거죠?
그렇죠?

 

그렇지 않아
단지 오래 사랑했을 뿐이지

 

우린 마지막 밤을 레인보우 룸에서 보냈다

 

느리게 춤도 추고

 

내 꿈속에서처럼

 

그녀를 팔에 안고

 

내게 가정을 돌려준 이가 바로 그녀라고 고백했다

 

6주 전만 해도 난 아내와 아이들을 떠나려 했다

 

모든 걸 포기하려고 했다

 

그녀가 내 맘을 바꿨다

 

날 변화시킨 거다

 

내 생애 처음으로 여자에게 줄 무언가가 있었다

 

그들 인내의 대가였다

 

아빠

아빠가 왔어

 

아빠, 선물 사왔어요?

곧 난 남부의 집, 남부의 삶으로 되돌아왔다

 

아내와 아이들 속에서의
내 삶과 운명을 인정하게 되었다

지금은 교사이며, 코치이며,
애정에 충만한 남편이었다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뉴욕에서 난 부모님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

그들이 사랑받기에 적당치 않다고 해도

가족이기에 반드시 용서할 필요가 있었다

 

지금까지 날 지탱한 건 삶의 신비였다

 

북쪽을 바라보며

 

모든 남녀에게 두 번의 삶의 기회가
주어지기를 다시 한번 바래 본다

 

결국 찰스턴으로 차를 몰아

 

집으로 가는 다리를 택했을 때

 

내 마음 속에 맴도는 말이 있었다

 

멈출 수도 없고 말하는 이유도 모르지만

 

다리 위에 도착하면

 

내 귀에 속삭이는 그 소리는

 

기도하는 심정으로

 

회개하는 심정으로

 

찬양하는 심정으로

 

부르는 말은

 

로웬스타인

 

로웬스타인

 

감사합니당~